※하단의 본문은 CoC 7th 시나리오 CRYPT BOUND의 치명적인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열람에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신라는 최근 들어 집에서 위화감을 느끼고 있었다.

단순히 집에서 오는 기괴함은 아니다. 그는 오래 전부터 오령관에서 자라면서 갖은 일을 도맡아 해왔다. 아버지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깨달았을 때도, 머리를 비우기 위해 몇 번이고 바닥을 쓸었을 때도 항상 그는 이 집에 있었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알게 되는 것이다. 이곳의 집들은 그저 천장과 문, 기둥을 갖춘 구조물이 아닌, 의지를 지낸 생명체라는 사실을. 더군다나 곳곳에서 괴물이 출몰하는 시대가 아니던가. 이제 집은 그를 받아들였고 신라는 이 집에서 살고 있다.

그러니 자연스럽게 그는 삐걱이는 바닥을 걷는 사람들을 주목하게 된다. 그와 함께 이 집에 머무는 자들은 한때 신라가 스즈카와의 후계로서 모시던 후계자들이었다. 제비관의 후계자를 제외한 모두가 이곳에 남았는데, 그러면서 집에도 변화가 찾아왔다. 가장 큰 차이점은 몇 곳에 커다란 창을 냈다는 거다. 여전히 어두운 복도는 곳곳에 남아있으나 후계자들이 묵는 방은 이제 아침에 창을 열면 햇살이 방 안으로 서슴없이 들어오게 됐다.

과거에는 수많은 사람들의 피가 흐른 이 집에도 바야흐로 빛이 드는 것이다. 파샤, 윤, 엔라……. 어쩌면 그들이 살다 간 이 땅이 사람을 잡아두는지도 모른다. 어느 날 바깥에서 이 집을 찾아온 사람도, 이 집의 지하 어둠 속에서 오래도록 살아온 사람도, 이 집에서 두 번 태어난 사람도 결국은 이 집에 남았다. 그들을 만나기 위해 한 경찰은 자주 이 집을 찾아온다. 신라는 스스로 그들을 '모신다'고 말했으나 그들 중 아무도 그를 하인 대하듯 하대하지 않았으므로, 실질적으로 그들의 친우에 가까웠다. 언젠가 넉살 좋은 츠루가 세이가 그를 당연스럽게 친구라고 하는 말을 듣고 놀라서 부정 아닌 부정을 하는 일만 남았다.

그런 그들이 사나흘 전부터 자신을 피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신라도 몰랐다. 이토록 넓은 집에서 마주치는 빈도가 적어져봤자 그리 대수로운 일이 아닌 까닭이다. 그러나 오랜만에 다같이 모여서 가진 저녁 식사 자리가 파하자마자 자신만 쏙 빼고 다른 사람들 넷이서 중요한 이야기를 한답시고 자리를 옮기는 걸 본 뒤부터는 제 아무리 신라라도 꽁해질 수밖에 없었다.

신라도 어엿한 한 명의 나비관 후계자다. 괴물을 퇴치하기 위해 나갈 때 함께 움직인 적도 많았다. 아무리 저 네 명 사이에 특별한 유대감이 있다 한들, 자신이 이런 취급을 받을 이유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해묵은 열등감은 어느새 비에 녹아 사라지고, 그 자리를 서운함이 메웠다. 그렇다. 신라는 서운했다. 하지만 자기도 끼워달라고 장난스럽게 말할 수 있었을 성격이었으면 이런 고민도 하지 않았을 것이다.

"요즘 다들 바빠보이십니다?"

그래서 겨우 나온 말이 이거였다. 신라는 자신에게 별로 중요한 일도 아니라는 듯이 툭 내뱉고는 찬장 정리를 이어갔다. 츠루가 세이라면 쉽게 답을 들려줬겠지만, 그는 오늘 집에 없었다. 사람을 성실하게 대하는 스즈카와 안야도 나쁜 선택지는 아니었을 것이다. 지금 그의 눈앞에 서있는 스즈카와 아야노 역시 마찬가지다. 의도를 파악하기 힘든 멧돼지관의 주인만 아니라면 누구든 무난한 상대로 여겨졌다.

아야노는 언제나처럼 머리를 높게 올려묶은 모습으로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한때 밖에서 굴러온 돌을 보듯 그를 보며 시비를 건 적도 있었지만, 이제는 어영부영 같은 집에서 사는 신세다. 일전에 그들을 도운 게 좋게 보였을 수도 있고, 오령관이라는 이름 아래에 한 데 묶여 서로의 관계가 달라져서 그런 건지도 몰랐다. 적어도 신라는 예전처럼 아야노에게 빈정대지 않았고 아야노 또한 신라를 존중하고 말을 붙였다. 그래서 신라는 아야노가 자신을 상대로 공들여 거짓말을 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는 아야노의 붉은 눈을 바라보았다.

"일이 많아서요. 신라도 알겠지만, 저번달 중순부터 괴물의 출현 빈도가 늘었죠."

"아, 예. 그랬죠. 다른 일은 없으시고요?"

"…특별히는."

그렇습니까. 아야노 님도 수고가 많으십니다. 그날의 대화는 그렇게 흐지부지 끝나버렸다.

아야노가 눈을 내리깔고 늘어놓던 이야기에 신라는 석연찮은 기분을 느꼈지만 그 이상 아야노에게 심술을 부릴 생각도 들지 않아 거기서 물러나야 했다. 아야노에게는 언제나 작은 부채감을 가지고 있기도 했고, 무엇보다도 아야노 같은 사람들이 감춰두고자 정한 일은 남들이 쉬이 그 안을 엿볼 수 없다는 사실을 잘 알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도시의 괴물들은 신사의 속사정을 고려하면서 출몰하지 않았고, 찝찝한 기분이 해소되지 않는 나날이 며칠간 이어졌다. 그렇게 닷새째 되는 날이었다.

"신라! 찾았다."

"예?"

스즈카와 마유의 특기는 저택의 그늘에서 갑자기 튀어나오는 거였다. 이럴 때마다 신라는 누가 여기서 태어난 거 아니랄까봐, 신라가 급히 걸음을 멈췄다. 마유의 문제점은 갑자기 튀어나와서 사람을 놀래키는 데서 그치지 않고, 그렇게 불쑥 나타나서는 하는 말들이 대부분 이해하기 쉽지 않은 말들이라고 신라는 생각했다.

마유는 기모노의 긴 소매가 늘어진 두 팔로 신라의 왼팔을 구속하듯 잡았다.

"가자. 준비 다 끝났어."

"잠깐만요, 준비라니… 무슨 준비요?"

"그런 게 있어. 신라는 그냥 오기만 하면 돼."

"하?"

다시 돌아온 뒤에도 마유는 제멋대로였다. 신라는 마유에게 끌려가면서 다양한 방법을 시도해보았다. 항의하기("설명은요."), 질문하기("저희 어디 가는 건데요?"), 이름 부르기("마유 님?") 등 다양했으나 하나도 먹히지 않았고 돌아온 대답은 가면 안다는 것뿐이었다.

신라 입장에서는 황당할 수밖에. 당장 요 며칠간 소외감을 느끼던 차에 오늘은 대뜸 다가와서 이렇게 구는 걸 보고 있으면 도통 그의 본심을 종잡을 수가 없었다. 그러거나 말거나 마유는 신라를 이끌고 긴 복도를 빠져나갔다. 일자로 길어서 청소하기 간편한 복도. 이 복도의 끝은 바깥으로 이어져 있는데, 나가면 야외 정원이 나온다. 정원에는 왜요? 신라가 묻기도 전에 마유가 신라를 바깥으로 끄집어냈다.

그러자마자 신라는 그 자리에 우뚝 멈춰서고야 말았다. 정원으로 이어지는 후문 현관에 사람들이 모여있었다. 세이와 안야가 동시에 폭죽을 터뜨렸다.

"신라 씨, 생일 축하드려요!"

"생일 축하해요."

신라가 어안이 벙벙한 상태로 서있는 틈을 놓치지 않고 마유가 재빨리 신라의 머리 위에 반짝이가 달린 고깔모자를 씌웠다. 원뽈 모양을 따라 해피버스데이라는 글자가 인쇄된 모자였다. 폭죽을 들고 선 두 사람 뒤로는 아야노가 서있었는데, 아야노 역시 살짝 웃으면서 신라의 생일을 축하해주었다.

그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아야노 너머로 향했다. 오후의 햇살이 정원의 풀과 나무를 밝게 비추는 가운데, 테이블 위에는 커다란 애플파이가 놓여 있었다. 사람 수만큼 준비된 찻잔과 티팟은 한낮의 티타임이 시작되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것 같았다. 그 시작을 알리기라도 하듯, 사람들은 곧 생일 축하 노래라도 부를 기세였다.

신라가 고개를 숙였다.

"여러분, 다들…."

신라 씨, 감동받았나 보다. 세이가 그렇게 생각하면서 웃었을 때, 신라의 입에서 미묘한 목소리가 튀어나왔다. 어딘가 억울한 기색마저 섞여 있었다.

"제 생일도 모르시는 겁니까?"

"예?"

"제 생일은 두 달이나 지났다고요…!"

"엥?"

신라의 말에 자연스레 사람들도 의아한 얼굴이 됐다. 생일이 이미 지난지 오래라니, 생일파티에서 절대 나와선 안 되는 말 순위권에 랭크되어 있을 말이 아니던가.

"오늘 생일이라던데."

"누가 그래요? 아닌데요."

"요즘 그렇게 애플파이를 먹고 싶어 했다고 분명…."

"…아닌데요!?"

해피버스데이 송이 시작되기 5초 전 시작된 대화는 평화로운 정원에 파란을 불러왔다. 그들이 오늘의 이벤트를 기획하게 된 순간을 떠올린 것은 당연한 절차다.

그러고 보니까. 누군가가 소파에 앉아있다가 말을 꺼냈다. 신라, 곧 생일이래. 신라가요? 응. 5월 20일. 생일 파티 해주는 건 어때? 신라가 과연 좋아할까요. 신라 씨, 의외로 그런 거 해주면 엄청 감동받을 것 같은데요? 어느새 신라에 대해 잘 알게 됐네. 하하. 신라 씨, 꽤나 속내가 훤히 보이는 타입이니까요. 그래서, 할 거야? 할 거지? 너무 보채지 마세요. 생일 파티 정도는 어려운 일도 아니니까요. 응, 그러면 애플파이 하자. 애플파이? 어제 신라가 중얼거리는 거 들었어. 애플파이 먹고 싶다고, 그러니까 애플파이로.

가장 먼저 발빠르게 범인을 검거한 건 안야였다. 안야는 아까부터 신라를 축하해주는 사람들을 바라보면서 아야노 옆에 서서 싱글싱글 웃고 있는 마유를 보고 물었다.

"거짓말하셨죠."

"그랬던가?"

"신라가 오늘 생일이라면서요."

"아닌데? 신라 생일은 2월 16일이야."

"하지만 오늘이 생일이라고 하셨어요."

"그랬지."

마유는 안야의 잔소리를 피하기라도 하려는 듯이 폴짝 뛰어서 신라의 옆으로 돌아왔다. 그리고는 그의 팔짱을 끼고 말했다.

"그래도 신라도 좋지? 우리가 신라의 생일이라고 착각하고 이만큼이나 준비했다고 생각하면."

"그, 아니… 기분은 좋긴 하지만요."

근데 내 생일은 두 달이나 지났다니까. 생일을 챙겨주는 정성에 기뻐하기도 전에 우선 그 부분을 지적하고 싶었던 신라는, 자신의 생일을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는 마유를 보자 맥이 탁 풀려버렸다. 제대로 기억하고 있었잖아? 이 와중에 그 사실에 기뻐지는 이런 내 자신이 싫다…!!

"다들 열심히 했으면서! 세이도 재밌었지? 그렇지?"

"재미는 있었지. 베이킹을 이렇게 본격적으로 해본 건 처음이긴 한데…."

"세이 군."

마유가 신라의 생일을 거짓으로 말한 건 그저 사람들을 한데 모아서 음식을 나눠먹고 싶다는 단순한 이유에서였을 것이다. 세이는 근래 일이 바빠 집에 예전만큼 자주 들르지 못했던 탓에 마유의 그런 마음이 이해가 갔다. 그는 아이 같은 점이 있었다. 바라는 것이 있다면 마음대로 취해버린다. 그래도 이 정도면 아주 나쁜 일도 아니니 적당히 봐주면 되겠지, 싶던 차에 아야노가 자신의 이름을 부르자 세이도 어쩔 수 없다는 듯 웃기만 했다. 그에게 이름이 불릴 때면 같이 형사 일을 하던 때 자신이 실수를 하던 기억이 되살아난다.

"그렇다고 해서 거짓말을 해도 되는 건 아니에요. 처음부터 솔직하게 말했어도 다들 들어줬을 겁니다."

아야노의 말에 마유는 잠깐 토라진 얼굴이 됐다.

"그렇지만 다들 생일 멀었잖아."

"생일이 아니어도요. 이럴 때는 그냥 다같이 애플파이를 먹고 싶다고 얘기하세요."

신라는 그의 말에 깨달았다는 듯이 마유를 쳐다보았다.

"아, 애플파이. 이것도 마유 님이 드시고 싶으셨던 겁니까…? 말씀해주셨으면 바로 해드렸을 텐데요."

"아니야. 아야노도 신라도 바보야."

아야노는 속으로 작게 한숨을 쉬었다. 이 아이는 잘못을 지적해도 쉽게 인정하는 법이 없다. 그러나 다른 사람들은 마유가 고집을 피우면 어영부영 넘어가줄 때가 많아서 자신만이라도 이렇게 균형을 잡아야만 한다고 아야노는 생각했다.

하지만 애플파이를 먹고 싶었던 것도 아닌데 고집을 부린 이유란 뭘까. 그들은 신라 몰래 파이를 준비한다고 담당을 나누어 식재료를 사왔고, 신라를 내보내 함께 바깥을 돌아보는 사이에 급히 파이를 구웠다. 처음 해보는 베이킹에 레시피를 함께 보고 오븐을 확인하면서. 아야노도 이 티타임을 이렇게 끝내버릴 생각은 없었다. 그가 뒤늦게 웃은 건 그런 까닭이다.

"그래도 다같이 모인 김에, 생일 파티는 아니게 됐지만 작은 파티는 할까요."

그 말에 금세 마유의 표정이 밝아졌다.

"아야노. 그쪽에 있는 접시 좀 주실래요?"

"응, 여기."

아야노에게 접시를 건네받은 안야는 짧게 고민했다. 이 티타임의 존속 여부는 전적으로 한 사람에게 달려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신라. 괜찮으십니까?"

"……."

"신라?"

안야가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되물었을 때, 모두는 동시에 신라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는 3초간 말이 없었다. 그리고 정확히 3초가 다 지나자 터지던 폭죽처럼 말을 쏟아냈다.

"제가 얼마나 놀랐는지 아십니까!? 다들 말씀도 않고 바쁘게 돌아다니기만 하고요. 저는 제가 뭐 잘못한 거 아닌가 생각했다고요."

신라가 한 마디 덧붙였다.

"근데 또 생각해보니 없더라고요."

신라의 표정은 그렇게 심각하지 않았고, 그는 말이 끝나자마자 입을 삐죽 내밀고는 다물어버렸다. 덕분에 다들 마음 편하게 웃을 수 있었다. 정작 본인은 자신의 말을 들은 사람들이 하나같이 웃자 조금 억울해하는 눈치였지만, 다들 돌아가면서 사과를 하자 마음도 금세 풀렸는지 뒤늦게 같이 웃었다.

"저희가 신라 씨 생각하면서 구운 건 맞으니까요. 일단 먹죠, 신라 씨가 첫 번째로!"

세이가 나이프를 들고 와서 신라에게 가장 먼저 애플 파이가 올려진 접시를 건네주었다. 세이가 나머지 파이를 자르는 동안, 신라가 먼저 포크로 파이를 떠내어 한 입 먹었다.

"어때? 맛있지?"

"당신이 그렇게 물어보면 대답하기 어렵잖아요…."

"뭐, 괜찮습니다. 맛있어요."

"다행이네요."

신라가 한 입 먹은 걸 시작으로 다른 사람들도 자리에 앉아서 애플파이를 먹기 시작했다. 아야노는 원래 그렇게 양이 많지 않았고, 마유는 기분에 따라 한 입 먹고 관둘 때도 있었다. 딱 1인분의 정량만 먹고 마는 안야와 세이까지. 이 중에 그나마 신라가 먹성이 좋은 편에 속했는데, 그렇다고 할지라도 이런 달달한 파이 하나를 혼자서 통째로 다 먹지는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세이가 반듯하게 나눈 다섯 조각의 파이는 한 사람 앞에 한 접시씩 고르게 돌아갔고, 이 자리에 혼자 앉아있었다면 결코 누릴 수 없었을 소소한 대화 소리와 함께 한 입씩 천천히 사라져갔다.

파이에 올려진 달콤한 사과가 목으로 넘어간 뒤에는 따뜻한 차가 활약할 시간이다. 사람들은 저마다의 이야기꽃을 피웠다. 꽃 구경을 해야 하는 시기에 들이닥치는 괴물들, 좋은 사과를 사용하기 위해 얼마나 고군분투를 해야 했는지, 파이를 준비하는 동안 누가 신라를 맡아 내보낼지 정하는 방법(최종적으로 다트 던지기로 승부가 결정됐다), 이 다음 가장 가까운 생일의 주인공, 그때는 어떤 케이크가 좋을지….

어느 누가 이 어두운 저택에서 이런 대화가 오가는 날이 올 거라고 상상했을까. 이제는 이곳에도 드물게나마 볕이 든다. 빛과 체온, 저주가 꺼리는 것들이다.

한창 다가오는 연휴 이야기를 하던 세이가 접시 위의 마지막 한입을 입에 넣고는 말했다.

"그런데 마유."

"응?"

"애플파이 좋아해? 아까 들어보니까 먹고 싶어서 고른 건 아니라는 것 같길래."

그의 질문을 들은 신라가 대화에 가세했다.

"저도 궁금했습니다. 왜 하고 많은 것 중에 애플파이인가 하고요. 싫은 건 아니고요."

"뭐야. 세이도 신라도, 내가 왜 애플파이 골랐는지 모르는 거야?"

'그걸 어떻게 아냐고요.'

"하하, 뭐. 지금 알려줘."

마유는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얼마 전에 나갔다 포스터를 봤거든."

"포스터요?"

안야가 그렇게 되묻고, 아야노는 저택 근처의 버스정류장에 붙어있던 포스터 한 장을 떠올렸다.

"응. 광고지. 뭐라고 써있었냐면…."

"가족이 모여서 다같이 모여서 먹으면 좋은 디저트 1위, 애플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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