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벽에 내걸린 머리 하나가 모든 일의 발단이었다.

수급을 최초로 발견한 건 아침에 성벽을 순찰하던 보초병들이었다. 그들은 밤사이 생겨난 머리가 어디에서 왔는지 고민해야 했다. 지난밤, 왕이 변덕으로 누군가를 죽여 내건 거라면 자연스럽게 지나치면 그만이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큰 화를 당하게 될 게 분명했기 때문이다. 다행히 그중 한 명이 머리의 주인을 알아보면서 문제는 빠르게 해결되었다. 대신에 새로운 문제가 꼬리를 물고 등장했다.

죽은 건 리오라의 재정관, 레바르 비튼이었다. 그러나 사람들은 그를 굶주린 비튼 경이라고 불렀다. 비튼 가문은 언제든 저택에서 기름이 떨어지는 고기를 마음껏 먹을 수 있을 만큼 부유했다. 그가 만족을 모르고 허기진 사람처럼 긁어모은 건 음식이 아니라 세금이었다. 그는 살아있는 사람에게 매길 수 있는 모든 부분에서 세금을 거두어들였다. 때로는 죽은 사람마저도 세금을 내야 했다. 그렇게 쌓인 돈은 때때로 레바르 비튼의 바지 뒷주머니로 들어갔다. 그래서 그가 사망한 사실이 성벽의 돌틈 사이로 새어나가 수도에 퍼졌을 때는 수많은 사람들이 열광했다. 그들은 비튼 경을 애도하는 대신 입을 모아 환호했다. 평소와 다를 바 없는 빈약한 저녁 식사도 누구 한 명이 도마 위로 재정관의 죽음을 올리기만 하면 포도주를 곁들인 축제가 따로 없는 분위기로 바뀌기 일쑤였다.

참척을 당한 비튼 부부의 생각은 달랐다. 그들은 아들의 사망 소식을 듣자 크게 분노했다. 그리고 왕에게 반드시 이런 끔찍한 일을 벌인 범인을 잡아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치르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비튼 부부는 내심 범인을 자신의 아들과 똑같은 방식으로 죽여주기를 기대하고 있었고, 그렇게 되어야만 세상이 옳게 돌아가는 거라고 믿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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