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불쑥 나타난 그들은 말했다. 우리는 저 산 너머에서 왔노라고.

나는 말도 안 되는 소리를 들었다고 생각했다.

보더라인에서 내려오는 건 괴물들 뿐이야. 나는 그들이 가리키는 방향을 돌아보았다. 저 황량한 들판 너머, 모든 걸 막아서는 모양새로 우뚝 선 그것을 이곳 사람들은 산이라 부르지 않았다. 고작 그런 단어로 부를 수 없었다.

그들은 웃으며 말했다. 그렇다면 우리 역시 괴물이겠군.

나는 보더라인의 괴물을 본 적이 있다. 그것은 한눈에 담을 수 없는 덩치와 바위보다도 단단한 껍질을 가졌다. 하나뿐인 눈동자는 그 안에 사람 하나 정도는 쉽게 빠질 수 있을 정도로 거대했으며, 행동에는 악의가 도사려 발걸음 한 번에 집을 짓뭉개고 온 마을을 혼비백산하게 했다. 그랬었다.

…당연하지만 그들에게선 그런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다. 나와 다르지 않게 말하고 행동하는 자들이 보더라인에서 왔노라 말하고 있는 것이다!

이상하게도 그건 허풍처럼 여겨지지 않았다. 그 사실에서 나는 두려움을 느꼈고, 그들 역시 나의 공포를 읽었다.

그것이 우리의 첫 만남이었다.

― 왕국력 3년, 어느 여행자의 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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